2025년 2학기/전쟁과역사

카피킬러 주도 글쓰기

서사대생 2025. 10. 30. 21:57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중에 테스트 주도 개발(test driven development, TDD)라는 것이 있다. 처음부터 개발 계획을 치밀하게 세운 뒤에 코딩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작게 만들어서 테스트하고 그로부터 피드백을 얻어 빠르게 개선해 나가는 방식이다.

 

요즘 학교 시스템에 과제물을 제출하면 자동으로 표절률이 계산되어 나오는데, '표절'과 'GPT표절'이 각각 비율로 매겨진다. 학교 전체 지침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과목에서 표절률이 30% 이상이면 점수를 안 준다고 했던가 감점한다고 했던가 그랬던 것 같다. 그래서 일단 거기에 맞추려고 한다.

 

전에 다른 과목 과제물을 낼 때 이것 때문에 시간이 많이 걸리기도 했고, 최근에 유튜브인가 페북인가에서 학생들이 표절 검사기 통과하는 요령을 알아내서 고치더라 하고 교수가 얘기하는 걸 들은 기억이 나서, 카피킬러 통과하는 방법을 검색해 봤다. 검색 결과 상위에 있는 글을 읽어봤더니, 논문을 카피킬러 통과할 수 있게 교정해 주는 업자가 쓴 글다. 그 내용을 ChatGPT에 주고 참고해서 내 글을 고쳐 달라고 해봤는데, 몇 번 반복했지만 좀체 떨어지지 않았다.

 

오늘은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게 고쳐달라고 해봤더니 되려 표절률이 85%로 뛰었다.

 

실제 일어난 일을 서술한 글은 문체를 바꾼다고 해서 표절률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결국 출처를 하나하나 찾아서 표시해야만 한다. 이게 시간이 꽤 걸린다. 근거 자료를 많이 수집해서 글을 잘 쓴다고 해도 카피킬러가 표절이라고 판정해 버리면 어쩔 수 없이 내가 글을 고쳐야 한다. 이 과정이 시간이 많이 걸리고 짜증도 좀 나서, 논문 교정 전문가에게 돈 주고 맡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나도 남의 글을 고치는 일로 밥벌이를 하는 사람이니, 수련하는 셈 치고 고치고 또 고쳤다.

과제 주제에 관한 47개의 고품질 소스를 참고해서 글을 썼지만 그런 것은 이제 중요하지 않다. 카피킬러가 내놓는 "GPT표절", "AI 생성 확률"을 낮추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학자/학생/저자로서 표절을 하지 않는 것도 물론 중요하고, 학교에서 표절 검사 솔루션을 도입하는 것이 고육지책일 수 있으나, 나로서는 '카피킬러 주도 글쓰기'를 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침대 길이에 맞춰 목이나 다리가 잘리는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생성형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정보와 지식의 유통 속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시대에, 학교에서 이를 과소평가하거나 죄악시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을 장려하되 연구 윤리에 어긋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가르쳐야 한다.

 

https://ac2.ychoi.kr/17

 

생성형 AI를 활용한 과제 작성 워크플로(2025년 9월)

최근 몇 년 새 생성형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학업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다 보니, 한 학기를 지날 때마다 그 방법론도 계속 바뀌었다.창과 방패의 싸움과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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